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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평의원회 구성 ⓵] 대한민국의 대학평의원회를 설명하고 문제점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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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문사 작성일18-10-29 17:25 조회6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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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폭염이 끝난 뒤 2학기가 시작됐다. 개강하는 학생들을 맞이하는 건 단과대학마다 걸려있는 현수막이다. 현수막에는 ‘대학평의원회의 올바른 구성’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학생자치기구와 학우들이 개인적으로 내건 현수막은 아직 걷히지 않았다. 이들은 왜 대학평의원회의 구성을 제대로 하라고 말하는 것일까? 그리고 무엇을 위해 대학평의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것일까. 지금부터 대학평의원회에 대해 알아보자.

대학발전을 위해 뭉친 ‘대학평의원회’의 역사

대학평의원회란 교직원과 학생 등을 평의원으로 구성하여 대학 운영 및 발전계획, 학칙 제·개정에 관한 사항 등 학교 운영과 교육과정의 중요사항을 심의 또는 자문하는 기구다. 대학 내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의 행정을 견제하고 의사결정의 민주성을 높이기 위해 설치 및 운영하는 것이 대학평의원회의 주된 목적이다. 대학평의원회는 11명 이상의 평의원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교수, 직원, 조교 및 학생들이 평의원 대상이다. 동문이나 학교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도 평의원에 포함할 수 있다. 단 이 같은 경우 전체 정원의 2분의 1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대학평의원회는 2005년 12월 29일 사립학교법이 통과되면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사학비리를 잡아내기 위해 여러 견제장치들을 심어놓겠다는 취지에서 시행했다. 사학비리를 개선하기 위해 대학의 발전계획에 관한 사항, 학칙의 제정 또는 개정에 관한 사항, 대학헌장의 제정 또는 개정에 관한 사항, 대학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 추천위원회의 위원의 추천에 관한 사항, 그밖에 교육에 관한 중요 사항으로서 정관으로 정하는 사항을 대학평의원회가 심의하도록 했다. 또한 개방이사 추천 및 감사 인원 구성을 대학평의원회에게 결정 혹은 자문을 받도록 명시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학평의원회를 임의 기관에서 필수 기관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직권상정으로 개정법을 통과시키면서 야당과 교수협, 시민단체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졌다.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원활한 학교 운영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김영길 한동대 총장은 "교무회의의 상급기구인 양 의결사항을 반려하기 일쑤"라며 지적했다. 2007년 사학운영자들은 대학평의원회가 자신들의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냈다. 결국 7월 27일 국회는 대학평의원회 구성 조항 중 대학헌장의 제정 또는 개정에 관한 사항, 대학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이 심의사항에서 자문사항으로 격하됐다. 자문사항으로 격하되면서 또 다시 논란이 됐지만 법은 유지됐다.

그리고 11년이 지난 11월 28일 국회에서 국·공립대학교의 대학평의원회 설치에 관한 조항을 신설한 개정 고등교육법이 통과됐다. 입법예고 후 5월 21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5월 29일 시행령이 선포됐다. 따라서 전국 47개 국·공립대학교는 의무적으로 대학평의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학평의원회를 설치한 8개교뿐이고, 제주대학교는 인원 구성을 합의하면서 조만간 대학평의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우리 학교는 설치되지 않았다.

법률에 명시된 대학평의원회 조항에 동전의 양면이 보인다

대학평의원회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 장점은 학교 구성원들의 민주성을 법률에 의거해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학평의원회가 구성되기 이전에는 교내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기 위해 이사회, 교수회, 학장회를 소집했다. 학교의 주체가 되는 학생과 직원의 의견이 담기지 않다보니, 정책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혹은 학생들과 직원들이 사안을 결정하는 회의에 참여하더라도, 형식적으로 진행할 뿐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학교 구성원들이 토론한 내용이 법률로서 보장된다면 보다 신중하게 정책을 수립할 것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장점에 모순되는 단점이다. 법률에서 지정한 내용만으로는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 ‘대학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이 자문사항으로 설정됐기 때문에, 대학평의회의 심의사항도 학교가 독단적으로 무시하고 운영할 수 있다. 그 피해는 학생들과 직원들에게 올 수 있다. 대표적인 교육과정 운영 사항의 사례가 학과 통폐합이다. 2013년 6월 경남대는 철학과 폐지를 주 내용으로 한 학과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폐과를 반대한 학생들이 주축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대학평의원회에 참석한다. 그러나 대학평의원회 의장인 박재규 총장은 원안대로 철학과 폐지안을 가결했다. 한남대 대학평의원회는 철학과 폐과의 내용이 담긴 학과 구조조정안에 반대의사를 확정했지만, 대학 측은 "교무위원회가 두 번이나 심의를 해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는 이유로 대학평의원회의 의사를 무시하고 폐과를 진행했다. 중앙대 대학평의원회는 학과구조조정안이 학생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진행하려 했다는 점을 이유로 구조조정안을 보류했다. 그러나 학교가 원안대로 처리하자 학생들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대학평의원회는 의견기관이 아니라 심의기관"이며, ”대학평의원회가 심의를 보류할 경우 학교 당국의 학칙 개정을 무산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렇듯 대학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위해 설립한 대학평의원회 법률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이 모순된다.

학생 평의원 비율 ‘10명 중 1명’ vs 교수 평의원 비율 ‘10명 중 4명’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학생 평의원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2016년 10월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체 사립대학 대학평의원회의 학생 평의원의 비율은 11.9%에 그쳤고, 심지어 70.8%의 대학에서 학생 평의원의 수는 단 한 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대학평의원회 운영 규정’을 제출한 107개 대학의 76.6%가 대학평의원회에서 알게 된 비밀사항을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게 하는 ‘비밀유지’ 조항이 있었다. 대학평의원회를 구성한 국·공립대학 8개교와 제주대학교의 합의안을 합친 학생 평의원 비율 역시 13.9%다. 반면 교수 평의원의 비율은 약 3배 차이가 났다. 국·공립대학 8개교와 제주대학교의 합의안을 합친 교수 평의원 비율은 44.4%다. 교수들의 인원이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인원 구성에 민주성과 평등성을 논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해외에 존재하는 대학평의원회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대학평의원회는 과연 다른 나라에도 있을까. 2005년 사립학교법을 개정할 당시 나열한 해외 사례들이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역할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차이점은 바로 인원 구성이다. 와세다대학교는 교수, 직원, 총장, 학생뿐만 아니라 상의원(연구소·재단 법인·증권 거래소 등의 자문 기관의 구성원), 학교 시설 관리장, 협력기관 등 여러 사람들이 모여 중요한 사안을 의결한다. 즉 교수에게 권한이 집중되지 않고 학교에 있는 여러 구성원들이 비슷한 비율로 의결권을 나눠 갖는 게 차이점이다.

영국은 의사결정기구로 이사회, 대학평의원회, 교수회의 인원 구성과 역할을 명확히 나눴다. 영국의 대학평의원회는 대학교 직원, 학생회 대표로 구성되며 학위 및 장학금 관련 제반사항 결정, 시험결과 확인, 학부 또는 학과의 설치·폐지 사항 심의, 학생 제적 심의의 기능을 갖췄다. 학생들과 대학교 직원들이 다루는 사안을 이사회와 교수회의 충돌 없이 대학평의원회 내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독일은 국립대학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베를린 주는 각 대학마다 대학위원회, 학술평의회, 대학의회로 구성한다. 학술평의회가 대학 내 행정부라면 대학의회는 입법부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인원 구성은 학생과 직원, 비전임 교수를 합친 인원이 전임 교수 인원에 한 명 차이다. 완벽한 동일 비율은 아니지만 견제할 수 있는 환경이다.

취재 홍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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