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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안전지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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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문사 작성일20-01-13 13:52 조회1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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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강릉캠퍼스 인문대학 게시판에 “강릉원주대학교 학우 여러분 ‘화장실 몰카’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로 시작하는 대자보 3장이 게시됐다. 대자보 작성자는 10월 29일 19시 45분경 교육지원센터(C9) 1층 여자 화장실에서 몰카를 당했다고 적었다. 대자보 내용에 따르면 강의 쉬는 시간 화장실을 이용하던 중 문 밑으로 들이 밀어지는 휴대폰 카메라를 발견했다. 이 후 밖으로 나가 교수님과 같이 가해자로 의심되는 학생을 잡아 경찰을 불렀다. 가해자로 의심되는 학생은 같은 강의를 듣는 학생이었으며, 외부 출입구 쪽 입구 계단 뒤에 휴대폰 케이스와 휴대폰을 버리는 등 증거를 감추려고 행동했다. 이 어 “재학 중인 대학의 화장실에서 몰카 범죄가 일어났다는 것을 학우분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라며 대자보 작성 이유를 밝혔다. 


다음은 대자보 내용 전문이다.

강릉원주대학교 학우 여러분 ‘화장실 몰카’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 저는 2019년 10월 29일 19시 45분경 교육지원 센터(C9) 1층 여자 화장실에서 ‘몰카’를 당했습 니다. 저는 평소처럼 C9에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 중 쉬는 시간에 1층 화장실에 갔습니다. 입구 주변에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기웃거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C9 화장실을 들어가는 입구가 하나이고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오른쪽이 여자 화장실이고 왼쪽이 남자 화장실로 나뉘는 구조 였기에 저는 신경 쓰지 않고 화장실로 들어갔습 니다. 저는 화장실 맨 안쪽 칸을 이용하던 중 인기척이 느껴졌고, 문틈을 통해 검은 형체를 봤습니다. 그 검은 형체는 점차 밑으로 내려갔고 저도 무의식중에 눈으로 그 검은 형체를 쫓았습니다. 곧이어 저는 문 밑에 들이 밀어지는 휴대폰 카메라를 봤습니다. 바로 저는 소리를 질렀고 범인이 도망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황급히 옷을 입 고 나갔으나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혹시 몰라 세면대 쪽으로 가보니(용변 칸과 세 면대는 아예 분리된 구조) 강의를 진행하시는 교수님이 계셔 즉각 몰카를 당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 쉬는 시간에 잠시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에 검은 옷 입은 사람이 화장실 입구 근처로 걸어가는 것을 봤다고 하셨습니다. 이후 세면대에서 손을 씻으시던 중 저의 비명과 누군가 급히 뛰어가는 소리를 들으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수님과 제가 본 사람의 인상착의가 동일했으며 그 사람은 저와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이라는 것을 직감하였습니다. 

교수님은 저를 진정시키신 이후, 복도로 해당 학생을 불러 교수님을 포함한 삼자대면을 하였습니다. 제가 범인의 휴대폰 외관을 정확히 봤고 해당 학생의 휴대폰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학생은 “휴대폰이 방에 있다.”고 말하였고 저는 내가 생사람을 잡는 것인지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손을 파르르 떠는 모습을 보고 범인이라는 것을 확신 할 수 있었습니다. 발뺌하는 모습을 보고 강의실로 돌려보낸 후, 교수님과 함께 경찰에 신고하였습니다. 교수님께 범인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강의실에 붙잡아달라 부탁드리고 곧 도착한다는 경찰관을 만나기 위해 짐을 챙겨야 해서 교수님과 함께 강의실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강의실로 향하던 중 범인이 강의실 옆 외부출입구를 통해 강의실로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봤습니다. 저는 분명 그사이 증거를 없앴거나 휴대폰을 숨겼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곧이어 경찰관이 출동했고 강의가 끝나고 다른 학생들이 모두 나간 상태에서 해당 학생을 심문하였으나 자신이 아니라고 진술했고 짐 검사에서 휴대폰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다른 경찰관과 범인이 보였던 외부 출입구 쪽을 수색 했습니다. 출입구 계단 뒤에서 제가 본 휴대폰 케이스가 발견되었고 박스 더미에서 휴대폰을 발견하였습니다. 경찰관들이 증거가 나온 현장에서 범인을 재심문하였고 저는 범인이 경찰서로 연행된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경찰관 동행하에 동인 병원 내 강원 동부 해바라기 센터에 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가해자가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저는 제가 재학 중인 대학의 화장실에서 몰카 범죄가 일어났다는 것을 학우분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특히 단 한 번도 얘기를 나눈 적 없고 같은 수업으로 얼굴만 아는 학생에게 ‘화장실 몰카 범죄’를 당할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화장실 입구 쪽에 CCTV가 없어서 목격자가 없었더라면 잡지 못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아찔합니다. (해당 위치에 CCTV 설치 예정 이라고 합니다) 가해자인 학생이 아무렇지 않게 학교생활을 마치고 다시 사회로 나갈 것을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 몰카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게 될 것 같다는 불안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저는 제가 피해자가 되고 나서야 우리나라에 ‘몰카안전지대’가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이 기억을 죽는 순간까지 잊지 못하고 살아갈 것을 생각하니 너무 억울합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선후배와 동기가 저와 같은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학우 여러분, 저는 남혐-여혐과 같은 양성갈등 조장하려고 쓴 글이 아닙니다. 양성 모두 해당 사건을 알고 실질적인 해결이 이뤄지길 바랄 뿐입니다. 곧 열리는 총장선거에서 저는 차기 총장 후보님들에게 질문하고 싶습니다. 대학에서 일어나는 성범죄 관련 사건들을 어떤 조치와 징계를 취하실 겁니까? 저는 강릉원주대학교가 ‘성범죄 걱 정 없는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대학교’가 되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년 11월 01일


한편 피의학생은 징계를 받지 않고 자퇴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학교 측에 따르면 해당 학생은 학내 징계 절차와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퇴했다. 이와 같은 결과에 학생들은 피의학생의 재입학 가능성을 걱정했다. 별다른 조치나 징계 없이 해당 학생의 자퇴를 받아 준 대학 측 도 너무 무책임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정주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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