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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를 위한 너무나도 끔찍했던 진통. 1세기 전의 세계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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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문사 작성일20-01-13 14:47 조회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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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우리는 11월 11일 하면 가장 먼저 빼빼로 데이를 떠올린다. 혹자는 농민의 날 또는 가래떡 데이라 기억하기도 할 것이다. 만일 해군 출신이라며 해군 창설일로도 기억할 것이다. 세 계적으로 11월 11일은 UN 참전용사 추모일이며 미국의 경우는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 이며 국가 공휴일이다. 영국의 경우 11과 12일에 가슴에 양귀비꽃을 달고 기념을 하며 영국 문화권인 캐나다도 이날을 기념한다. 11월 11일은 Remembrance Day라고도 불리며 이날은 100년 전에 일어났던 제1차 세계대전의 종전일이다. 


이번에 이야기할 영화 “They Shall Not Grow Old”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기념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다. “They Shall Not Grow Old”는 2018년 11월 11일 영국 BBC에서 방영했으며 북미의 경우 12월 17일과 27일에 제 한적 상영을 하였다. 영화는 휘파람 소리와 함께 시작하며 줄지어 행군하는 군인들의 흑백 영상과 함께 참전용사들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뒤이어 영화 제목이 담 담히 나타나고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영 화의 초반부는 20세기 초 아직 평화로운 영국의 일상을 보여준다. 우스꽝스러운 모병 포스터들과 근대와 현대의 과도기였던 당시 사회 분위기, 아직 철없던 젊은이였을 참전용사들의 회상이 이어진다. 독일과의 전쟁이 선포되었지만, 낭만주의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사회분위기와 현대전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당시 젊은이들은 동네 친구들과 함께 입대하거나 나이를 속이면서도 참 전하고자 하였고. 참전자들은 훈련소로 향하면서 앞으로 있을 전투에서 얻을 영광에 들떠있었고, 마을에 남은 이들은 동네 주민들의 조롱을 받거나 스스로 수치를 느꼈다고 했다. 


참전용사들은 훈련을 받은 나날들을 회상했고 영상 속의 인물들도 모두 얼굴에 미소를 띄며 훈련을 수료한 후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며 유럽의 전장으로 향한다. 유럽에 도착하고 위풍당당이 전선으로 향한다. 최전선에 가까워지자 총소리가 잦아지고 포격과 전투로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풍경이 화면에 비친다. 인터뷰는 진짜 전쟁에 왔다는 흥 분과 기쁨도 잠시였고 완전히 부수어진 풍경을 묘사하며 상상도 하지 못했던 파괴된 풍경을 보고 받은 충격을 회상한다. 이어지는 무덤들과 전방의 병사들 그리고 더욱 가까워지는 전선이 보이고. 이내 화면이 클로즈업되면서 영상의 해상도가 바뀌고 이제까지 들리지 않았던 실제 장면들의 소리가 나오며 흑백 영상이 컬러로 바뀐다. 이 장면 이후로는 컬러로 복각된 당시의 영상자료들과 일러스트, 그리고 참전용사들의 인터뷰가 끝까지 계속 이어진다. 


“They Shall Not Grow Old”는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감독 피터 잭슨이 자신의 할아 버지를 기리기 위해 제작한 영화이다. 상업 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 영화이기 때문에 재미보다는 기록의 전달이 위주이며 국내 상영은 없었다. 하지만 컬러영상 기술이 없던 당시 자료를 현대 컴퓨터 작업으로 복각하여 더욱더 생생한 영상과 함께 참전용사들의 인터뷰 덕분에 평론가들 과 관객들 모두 만족하며 대형 영화 평론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도 로튼 지수 100%와 관객 지수 90%를 받았다. 이 영화는 100년 전 끔찍한 전쟁의 모습을 고 발하는 동시에 그 시대를 살아가던 이들을 보여 주고 있다. 참혹한 전쟁 속 겁에 질리고 현실에 질린 병사들의 모습 속에서도 앞 사람의 머리를 나뭇가지로 톡톡 치거나 서로 웃으며 잡담을 하거나 병으로 온갖 묘기를 부리는 이들의 모습과 한때 그들과 같은 젊은이였던 참전용사들의 회 상들이 어우러져 그 어떤 기록들보다 더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 든다. 


영화는 평화로운 모습을 그 린 무성 흑백 영상과 인터뷰 내용으로 우리로서 는 낯선 느낌으로 시작하지만, 소리가 기록된 컬 러영상이 시작되는 순간부터는 소름이 돋을 만큼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고 이제는 적이 아닌 독일 포로들과 부상병들 그리 고 휴식을 취하는 영국군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컬러영상이 끝나고 다시 무성 흑백 영상으로 돌 아오면 마치 꿈을 꾼 것 같은 느낌과 함께 더는 순수한 젊은이로 살아가지 못하는 참전자들과 그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모습으로 느껴지는 사회의 모습 그중에서도 자신이 전쟁에서 돌아오자 마치 어디 산책이라도 갔다 온 것처럼 그들을 반기는 시민들에게 괴리감과 단절감을 말한 한 참전용사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당시 사람들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모두가 행복하고 갈등이 없는 낭만적인 신세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20세기는 그 기대를 깨버리고 인 간성의 상실과 대량살상이라는 끔찍한 모습으로 시작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은 4년간 천만 명의 사상자를 냈으며, 프랑스의 경우 20대에서 30대 의 남성의 약 30%가 사망한 끔찍한 전쟁이었다. 물질적, 정신적으로 큰 피해와 충격을 겪은 이 세대를 흔히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 라 칭하며 이후 낭만주의가 완전히 끝나고 현실 주의적인 모더니즘의 시대가 시작된다. 참혹한 전쟁이 지나고 모든 이들이 전쟁을 반대하는 목 소리를 내었지만, 모순적이게도 20세기는 결국 제2차 세계대전부터 냉전까지 끝없는 전쟁과 갈등의 시대가 되고 말았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나는 그때를 그리워할 것이다.”라는 참전용 사의 인터뷰가 씁쓸하게 느껴지는 영화, 그들은 늙지 않으리라는 제목은 전사한 이들을 기리는 한편 영화 속에서 영원히 젊은이로 살아갈 모든 이들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역사와 전쟁에 관 심이 있는 이라면 정말 흥미롭게 볼 수 있을 1 차 세계대전 다큐멘터리 영화 “They Shall Not Grow Old”이었다.



도영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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