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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은 어떻게 만화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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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3-06 14:52 조회1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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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책으로, 만화로, 또는 영화나 드라마로 옮겨 인기 작품이 되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11월 22일 이런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사람들 중의 한 명 주호민 웹툰작가의 강연에 참석할 기회가 있어 강원도립대로 향했다. 그는 2005년 '짬'이라는 군대를 소재로 한 웹툰으로 인기를 끌며 데뷔했다. 군대 내에서 2년간 생활하며 겪었던 일과 독자들이 보내준 사연을 엮어서 연재한 '짬'은 무려 4년간 인기 작품이었다. 그러나 소재가 너무 군대에 국한되어 있고 비슷한 이야기만 하게 된 것에 독자들도 질려하는 모습이 보이자 그는 과감하게 다른 소재로 옮겨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때 그가 찾은 소재는 '무한동력'이었다. 당시 TV에서 방영하던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온 무한동력 기계장치를 만들고자 애쓰는 아저씨를 보며 그는 "그 아저씨가 그 장치를 만드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워 보였다"고 했다. 주호민 작가는 그런 아저씨의 입을 빌려 "죽기 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라는 숙제를 젊은이들에게 던져 주었다. 그는 이 숙제에 대한 답에 대해 "지금은 못 먹은 밥이 생각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그 때 어린이들은 축구선수, 프로게이머 등을 원했지만 지금 아이들은 공무원, 교사 등을 원한다고 하는 것처럼 그 당시와 지금은 사람들의 생각, 가치관 등 모든 점이 달라졌기에 그때의 답과 지금의 답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이후 그는 2010년 네이버에서 그의 최고 인기작 '신과함께'를 연재하게 된다. 불교의 사후세계관과 우리나라의 민속 설화들을 모아서 만들어 낸 이 웹툰의 초반부 '저승편'은 평범한 회사원 김자홍씨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그는 49일간 재판을 받으며 7개의 지옥을 지나게 된다. 그러는 과정에서 조금은 잔인하다고 할 수도 있는 형벌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를 통해서 주호민 작가는 '착하게 살자'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웹툰에 투영시켰다. 그 효과는 작품에 달린 독자들의 반응인 댓글이 '부모님께 효도하자' 등인 것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반응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 그 때와 지금의 가치관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저승편이 끝나고 시작된 이승편에서는 우리나라의 가택 신앙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가택신이라는 것은 집안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우리나라의 신앙이다. 주호민 작가는 당시 사회적 이슈가 된 용산 재개발지구 철거 사건도 모티브로 가져와서 집이 철거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을 지키려는 가택신들의 투쟁을 그려냈다. 이 부분에서 주호민 작가는 가택신은 원래 집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지킨다고 알려져 있다는 말을 했다. 저승사자가 와서 집에 사는 사람들을 데려가려고 하면 가택신들이 그런 저승사자에 대항해 데려가지 못하게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람은 죽는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허무한 발버둥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 작품의 후반부는 우리나라의 전통 설화들을 작가의 상상과 결합시킨 신화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국 신화 중 하늘에 두 개의 태양과 두 개의 달이 뜨자 하늘에서 내려온 신의 사자가 이것을 활로 쏘아 떨어뜨리려고 한다. 그러나 신의 사자 혼자서는 무리였고 결국 모든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태양과 달을 하나씩 떨어뜨린다는 내용이다. 원래의 내용과 달라진 부분은 신의 사자의 힘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힘으로 세상을 구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투표에 비유했다. 높은 사람 혼자의 힘이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의 힘이 중요하다는 것을 주장한 것이다. 실제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장면은 자주 볼 수 있다. 작년 광화문 광장을 밝히던 촛불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렇게 거리를 걷거나 버스에 타서 창 밖 풍경을 즐기거나 공부를 하고 있을 때에도 갑자기 떠오른 상상을 모아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우리는 작가라고 부른다.


윤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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